‘주5일 근무제’ 정부 후속대책 뒷짐만,인력확충 놓고 전력·지하철노조
쟁의 불씨 [6.17 한겨레신문]
공공부문 노사갈등 격화
인력확충 놓고 전력·지하철노조 쟁의 불씨
오는 7월1일부터 ‘주5일 근무제(법정근로시간 주40시간으로 단축)’를
시행해야 하는 사업장들의 올해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정부가 주5일제와 관련한 임단협 교섭을 선도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주요
공공부문 사업장들이 오히려 이 문제 때문에 노사갈등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전력 등 전력관련 13개 회사의 9개 노조가 참여하는 전력연대는 16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조합간부 결의대회를 열어,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인력확충 등 5대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전력연대는 “24시간 쉬지 않고 업무를 해야 하는 전력산업의 특성상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인력확충이 불가피한데도 회사에서는 인력충원과
노동시간 단축 없는 임단협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달말에서
다음달초 사이에 전체 3만여 조합원이 참여하는 쟁위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와 5개 화력발전
자회사로 구성된 발전노조는 회사쪽과 3~4차례 교섭이 결렬되자
쟁위대책위를 구성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전기술과 한전기공 노조도
교섭을 진행하면서 쟁의절차도 밟고 있다.
서울도시철도와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지하철 노조로 구성된
궤도노조연대도 17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전국 5천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결의대회를 열어 법정근로시간 단축과 신규노선 개통에 따른 인력
30% 증원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궤도연대는 각 사업장별로 지금까지
3~4차례 개별협상을 해왔으나, 사용자쪽에서 대부분 적자경영을 이유로
인력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서울지하철의 경우 인력 193명 축소안을
들고나와 노조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지하철 등은 오는 22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한 다음 다음달 5~7일에 전조합원
찬반투표에 들어갈 방침이다.
나상윤 공공연맹 정책실장은 “주5일 근무제를 입법화한 취지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사회연대적 일자리 창출”이라며 “구제금융사태 이후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한 공공부문에서 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예산지원 등 구체적인 시행방안 마련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 ‘대규모 공공파업’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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