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통한 전기료 인하 ‘글쎄[5.10전력신문]
'21세기 한국의 전력산업' 연구집 요약
전국교수공공부문연구회 발간
통합 효율성 확대는 일반론
발전원료 구성-예비율 변수
소비자에 가격 반영 미지수
분할 완전경쟁 부작용 상존
“이번 연구는 21세기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의 토대로서
에너지·전력산업을 어떻게 방향 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중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문제의식을 어떤 구체적인 정책으로 담아낼 것인가
하는 정책대안 제시까지를 포괄하고 있다”
이는 최근 ‘21세기 한국의 전력산업 ; 바람직한 발전방향과
정책제안’이란 제목의 연구총서를 펴낸 ‘전국교수공공부문연구회’
총괄책임자인 김상곤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가 책을 펴내며 쓴 글이다.
김 교수가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718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담고 있으면서, 구조개편이 추진 중인 국내 전력산업의 발전 방향 및
대안까지 자세히 수록돼 있어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내용만을
요약해 정리해봤다.
특히 배전분할의 타당성 및 문제점과 합리적인 전력산업 개혁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배전분할 관련 공동연구단의 연구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는 지금, 이번 연구총서에서도 배전분할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결과가 수록돼 있다.
여기서 몇 가지 중요한 사안이 나오는데,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효율성에 대한반대근거 부분으로, 과연 전기요금이 내릴 것인가에
대한 분석이다. 구조개편을 주장하는 입장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경쟁을 통한 전기요금 인하, 즉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란 점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총서에는 다른 시각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다. 주요내용을 요약
정리해봤다.
배전분할이 필요하다고 할 때 제기되는 일반적인 논리는 경쟁이
도입됨으로써 배전산업의 효율성이 증진될 것이란 주장이다. 시장을 통한
경쟁이 거래비용을 감소시키고, 외적 압력을 가중시켜 조직을 더욱
효율화시킬 수도 있지만 이는 이론적 논의일 뿐 배전부문이 이의 적용을
받는지는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문제다.
왜냐하면 이론적으로는 분할·경쟁이 경쟁압력으로 인한 효율성의 증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향 즉 통합이 거래비용을 줄여 더
효율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전부분에는 규모의 경제가
있기 때문에 통합의 효율성이 더 높다는 것이 일반적 이해이다.
우선 먼저 전력시장을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편익으로서 이야기되는
효율성이 어떻게 정의도리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는 앞에서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목적으로 이야기 되는 적절한 가격으로의 안정적
전력의 공급이 될 것이다. 즉 △값싼 전기와 △안정적 공급이여야 한다.
구조조정의 결과가 효율적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가격보다 더 낮게
더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전력요금과 관련해 구조조정론자들은 요금이 인하된다고 주장한다.
연구에 따른 11.28%의 전력요금인하와 경쟁 압력으로 인한 각종 원가절감의
편익 등이 발생한다.
과연 이러한 인하효과가 가능할 것인가. 종전의 체제와 전력시장을 통한
가격결정이 차이나는 점은 전자의 경우 평균비용에 기반해 가격을 결정하는
반면, 후자의 경우 계통한계가격(SMP)원리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전자의
경우 비용을 상쇄하고 일정한 수익률(투자보수율)을 보장하도록 가격을
결정한다.
후자의 경우 가격결정 시 변동비(연료비·인건비 등 가변비용)만 고려하고
고정비(투자 및 감가상각 등)을 보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자와
구분된다. 변동비가 낮은 발전기는 SMP 체제에서는 변동비가 높은 발전기에
비해 더 높은 수익을 얻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변동비가 비싼 발전기(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가스발전기)는
아무 이익이 없어 고정비를 회수할 수가 없기 때문에 용량가격(Capacity
Payment)라는 것을 추가로 보상해 전체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얼핏 봐서는
전자·후자 둥 어느 쪽이 높을지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전자의 경우
평균비용을 계산해 전체 보상하고 후자의 경우 발전형태에 따라
원료비용(변동비)가 다르므로 수요가 어떻게 되느냐, 발전원료의 구성이
어떠한가 등에 의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발전, 송, 배전을 한 회사가
수직통합한 경우의 가격결정방식은 일종의 평균비용(AC) 방식인데, 시장을
도입해 한계비용(MC) 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발전원료 구성과 전력예비율이다.
민영화를 전제로 발전부문을 6개사로 분할한 현재 ‘전력거래소’에서
채택하고 있는 ‘계통한계가격체계’는 매시간 전력수요를 충당시키는
발전기 중 변동원가가 가장 비싼 발전기의 원가를 시장가격으로 해 전체
발전기에 적용하는 후자의 방식이다. 이때 전체 전력공급량 중 유류는 8%,
LNG복합은 9%에 불과하지만 요금 결정에는 유류가 25% LNG복합이 54%를
차지하게 된다.
이 조건은 전력요금의 급상승을 예고한다. 실제로 TWBP의 모의운영결과
기존 원가 51.51원보다 15% 상승한 59.02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현재 체제―발전만 분할된―는 기저발전과 일반발전으로
인위적으로 구분해 한시적으로 ‘기저발전SMP=약 19원’, ‘일반발전SMP=약
58원’으로 구분한 후 가중평균으로 발전총원가를 계산해 발전이익 분을
판매에 배분했다.
물론 배전 분할 후에는 전적으로 후자의 방식, 즉 단일SMP를 적용하는
것으로 바뀐다. 이 때 현재의 우리나라의 발전원료 구성과 예비율
수준으로는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예비율 역시 가격변동에 영향을 미친다. 한계비용방식으로
전환할 때 낮은 예비율 하에서 중간부하까지 첨두발전기가 결정할 경우에는
가격이 장기한계비용(LRMC)보다 높게 돼 가격은 평균비용 방식보다 더
높아질 것이며, 기저발전기는 대량의 이윤을 획득한다.
그런데 예비율이 높거나 수요가 정체돼 기저발전기가 중간부하까지
생산한다면 가격이 장기한계비용보다 낮게 돼 가격은 평균비용 방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생긴다. 이 경우는 두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 경쟁압력이
있을 경우 가격은 실제로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 때 일부 발전소(특히 고정비가 높은 원자력발전소)는 적자가
초래돼 생존이 어렵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발전업자들이 서로
담합하거나 시장지배력이 있다면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기저부하 발전소가
막대한 이익을 챙기게 된다.
그러므로 비경쟁적 상황에서는 도매경쟁이 도입돼도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없고,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은 생기는 비대칭적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하여 비록 발전회사가 비용절감을 해서 이익이 올라가더라도 이러한
이익의 증가분이 소비자전력가격의 하락으로 반영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중간생략)
결국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논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추구하는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도입하고자 하는 궁극적 형태의
제도(완전경쟁을 전제한 전력시장)가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사회적 공공성의 문제를 제외하고 산업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발전분할·배전분할로 인한 완전경쟁 전력시장은 다소간의
효율성 증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부작용(비효율성)의 가능성을
가지기 때문에 개편된 전력산업이 이전의 산업구조와 비교해 더
효율적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다시 말하면 전력산업에서 완전경쟁시장이 유일하고,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는 현재의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정적
효율성의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시장과 경쟁이 야기할 단기적 변화가
장기적으로 초래할 문제까지 포괄하는 동적 효율성의 관점에서 봄으로써
가능하다. 이런 관점에서는 이전의 통합자원관리(일관)체제가 오히려 동적
효율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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