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 파동 '해법' 아직은 요원
발전연료 확보, 수익성에서 안정성 전략으로 수정중
호주 뉴캐슬 항구 체선현상도 문제, 해외 자원개발 추진해야
남부발전 오리멀전 연료전환 돋보여, 다원화 급선무
박해성 기자 phs@dailypower.co.kr
‘100만 톤 규모의 호주 유연탄 장기공급 계약’, ‘18년 장기용선
계약체결’ 이는 모두 지난해 말 불어 닥친 중국발 ‘유연탄 파동’의
후폭풍을 대비하기 위한 발전사들의 고육지책의 결과다.
지난 98년 14.5%에 달하던 중국 유연탄의 의존도는 2001년 40.0%, 2002년
39.1%, 지난해 6월까지 45.9%에 달했다.
‘중국탄’ 의존도가 심화된 이유는 특히, 발전분사 이후 연료비 절감을
위해 수송거리가 비교적 짧은 중국탄을 발전사들이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중국의 에너지 사용량 증가와 석탄수급 불안 등으로
올해 중국 유연탄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발전사들은 저가 중국 유연탄의
‘특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유연탄은 국내 1차 에너지소비의 21.6%를 차지하고 있으며 발전용
유연탄의 꾸준한 증가세에 힘입어 확대 추세에 있다. 오는 2015년까지
유연탄 화력발전소는 총 14기가 추가로 건설됨에 따라 유연탄 소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02년 국내에서 소비된 유연탄은 총 68,218천 톤에 달한다. 이중
발전용이 40,143천 톤의 유연탄을 사용했다. 이중 64,640천 톤의 유연탄을
수입했으며 금액으로는 22.5억불에 달한다.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06년 발전용 유연탄의 수요는
46,590천 톤에서 2011년 58,141천 톤 2020년에는 61,876천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탄 의존도와 더불어 국내 유연탄 수급의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구매방식의 변화이다.
발전사들은 수익성 증가를 위해 수송비용이 그만큼 줄어드는 중국탄을
선호했고 동시에 장기구매량을 축소하고 ‘스팟’으로 명명된 현물구매를
선호했다.
여기에다 지난 99년 정부방침에 따라 한전이 보유하고 있던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의 전격적 매각 이후 실 수요사인 발전사들의 독자적인 해외
유연탄 개발사업이 전무하다는 사실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발전분사 이후 중국 유연탄 의존도 심화...스팟 물량도 늘어나
발전분사 이후 중국 유연탄 의존도는 얼마나 심화됐을까?
지난 2001년 4월 분사 이후 한해 동안 발전5사는 총 2,884만1천 톤의
유연탄을 도입했다. 이중 44%가 중국탄으로 1,285만3천 톤에 달한다.
다음해인 2002년도에는 총 4,003만8천 톤에 달한다. 이중 중국탄은 37%인
1,497만 톤에 달한다.
지난해에 발전5사는 총 4,103만 톤의 유연탄을 들여왔다. 중국탄
의존도는 43%로 높아져 총 1,775만8천 톤에 달했다.
스팟의 의존도 역시 높아졌다. 2001년 분사 이후 남동발전 물량을 제외할
때 도입물량의 13%에 그쳤던 스팟 구매 물량은 2002년도 전체 도입물량의
24%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는 31%로 수직상승 했다. 이는 발전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장기구매 방식에서 스팟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2001년 분사 이후 지난해까지 발전사별로 유연탄 구매현황을 살펴보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중국탄 의존도가 가장 높은 회사는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으로 나타났다.
중부발전은 지난 3년 전체 도입물량 2,278만5천 톤의 48%에 달하는
1,110만5천 톤을 중국시장에서 조달해 왔다.남부발전 역시 전체도입 물량
2,295만2천 톤 중 48%인 1,122만2천 톤을 중국에서 들여왔다. 다음으로
서부발전 46%, 동서발전 40%, 남동발전 25% 순이었다.
스팟 시장에서의 구매 역시 분사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부발전이
지난 3년간 도입물량 중 32%를 스팟에서 구매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서부발전 25%, 동서발전 23%인데 반해 남부발전은 11%에
그쳤다.
올해 5개 발전사는 지난해보다 403만 톤이 늘어난 4,506만 6천 톤의
유연탄을 중국과 호주 등 주요 도입국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편, 서부발전은 이영철 사장이 직접 호주 현지로 날아가 Centennial사
및 Ensham사와 연간 총 100만 톤 규모의 장기공급계약(3~5년)을 체결했다.
또 호주 광산업계 고위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호주 광산에 대한 자본참여
방안을 협의하고 뉴캐슬 항구의 장기 체선현상 해소를 위한 양국간 의견을
교환했다.
남부발전도 최근 입찰을 통해 기존의 전용선 계약과 일반용선계약의
장점을 채택한 혼합입찰방식으로 대한해운과 18년간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선박은 17만 톤 급으로 발전연료 수송 선박 중
최대 규모이다. 이 배는 오는 2005년 7월 이후 남부발전 전체 소요 유연탄
물량의 약 17%인 연간 150만 톤 이상을 수송하게 된다.
남부발전은 오는 2007년까지 장기수송 계약 비율을 현재의 44.7%에서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발전회사 유연탄 파동 해결 어려워...중장기적인 안정적 수급방안 절실
정부는 다음달 중으로 발전5사, 포스코 등으로 구성된 협의단을 구성해
중국측과의 협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호주와의 자원협력 또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연탄 파동의 장단기적 해결책으로 발전연료의 다원화, 연료전환,
석탄의 자주적 개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영남화력의
오리멀전 연료전환 공사를 완료하고 현재 운전중에 있다. 에너지원의
다원화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남부발전 이임택 사장의 경영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오는 10월까지 발전용 유연탄의 구매방식에
관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의 주요 목적은 발전용 유연탄의
구매현황 및 문제점을 분석하고 주요 수입국의 유연탄 구매방식 분석,
합리적인 유연탄 확보방안 등을 내오기 위한 것이다.
발전사 연료팀의 한 관계자는 ‘유연탄 파동’이 단기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발전사들이 중국시장에서 호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지만 호주의
대표적인 유연탄 선적 항구인 뉴캐슬 항구의 장기 체선 현상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연간 계약 물량을 반입하기에도 어렵다는 것이다.
스팟시장에서 장기구매쪽으로 눈을 돌리고는 있지만 이제는 선적항의
체선현상이 발전 연료수급의 또 다른 ‘발목’으로 등장하고 있는 꼴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급상승하고 있는 국제 해상 운송비 역시 발전원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연탄의 경우, 호주탄의 톤당 운임비가 최근 7불에서 25~30불까지 4배
이상 급등했다. 이럴 경우, 발전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발전연료, 에너지원 확보라는 전략적 개념으로 대처해야
발전분사 이후 발전연료 수급과 관련된 문제가 ‘화두’로 등장해 왔다.
과거 한전시절의 ‘브랜드 파워’가 갖는 연료 수급의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발전사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연료수급과 관련해 장단기적 전망의 부재와 수익성 중심의 비용절감이
우선되면서 현물시장과 중국탄 의존도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발전연료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한전을 중심으로 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분사된 개별 발전사의 연료수급 대책만으로는 안정적인 발전연료 수급이
힘들다는 판단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전 구조조정실에서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발전5사와의
공동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연료수급의 공동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너지빈국인 우리의 현실을 볼 때 발전연료 수급은 발전분할을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발전사들은 발전 연료
수급원의 다원화 및 수송방식을 수익성 중심에서‘안정성’에 기조를
맞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을 보는 시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에너지 확보는 향후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생존전략’으로 최우선 해결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문에는 동의하면서도 자국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
동맹국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이웃 일본을 볼 때 에너지 확보의
전략은 더욱 확연해 진다.
최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저버는 단독 입수한 미 국방부
비밀보고서를 인용해 “향후 20년 안에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로 각국이
식량과 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핵무장에 나서게 되면서 전 세계가
전쟁과 대가뭄, 기근, 폭동 등으로 무정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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