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임원 대폭 물갈이[1.6중앙일보]
청와대가 오는 2월부터 공기업 경영진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작업에 나선다.
특히 남은 임기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대상자 중에는 개인비리에 연루된 사람들도 포함돼 있어 공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참여정부가 공기업
간부들의 임기를 존중하다 보니 (기강이)풀어졌다"며 "웬만하면 이번에
모두 바꿀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기업 인사 개혁작업에 참여했던 김용석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은 "임기를 보장해 주면서 합리적으로 공기업을 개혁하라고
했더니 그동안 (정권을)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며 "인위적 청산이란
논란을 부르더라도 이제는 손에 피를 묻히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통령이 직접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기업 임원은 44개 기관
65명(감사 21명 포함)에 이른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한 해 동안
임기보장 원칙을 준수하며 김진 주택공사 사장을 비롯해 20여명에 대해서만
인사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전격 사퇴한 배희준 농업기반공사 사장의 후임인사를
비롯해 상반기 임기가 끝나는 공사 사장 15명 및 비리연루자, 경영실적이
부진한 인사 등 최소 20명 이상의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차제에 대통령이 직접 임명권을 행사하는 자리 외에 각 부처
장관이나 공기업 이사회가 임명권을 갖는 4백여개 기관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물갈이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鄭수석은 "종전엔 평가 결과에서 '수'를 받으면 연임, '우'와 '미'를
받으면 임기를 보장했고, '양'이나 '가'만 경질했었다"며 "그러나 이번엔
'미'를 받아도 경질대상"이라고 교체기준을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임기 말에
전문성과 무관하게 발탁된 군 출신 인사들이 우선 교체대상"이라고 말했다.
鄭수석은 "민정수석실에서 비리가 있다고 자료를 보낸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강민석.김성탁 기자 mskang@joongang.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