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등 공직사회 뇌물관행-식사대접,룸살롱 접대,세차비,의류 상품권,득남
축하금,휴가비,출장비…’″너무해″[국민일보]
공직사회의 뇌물관행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23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구속된 전북지역 중견 건설업체 대표 기모(44)씨가 작성한 뇌물 리스트에
나와 있는 항목들이다.
기씨의 뇌물상납은 전북 익산시에서 발주한 하수종말처리장 공사를
280억원에 낙찰받은 뒤인 2001년 10월 시청 상하수도관리사업소 임모(48)
계장을 찾아가 “잘 봐 달라”며 2000만원을 건네면서 시작됐다.
임 계장은 걸핏하면 뇌물을 요구해 기씨는 1년여 동안 6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뜯겼다.
공사 관리 감독권을 갖고 있는 감리단의 횡포는 더욱 심했다. 기씨는
2001년 10월부터 2002년 11월까지 1년여 동안 김모(35) 감리과장에게
5만원에서 100만원까지 한달에 한번 이상꼴로 2000여만원을 상납하고
수시로 룸살롱과 식사 접대를 해야 했다. 또 득남 축하금과
주유상품권,자명종시계와 250만원짜리 대형 TV까지 상납했다. 이모(45)
감리단장은 한 술 더떠 시청에 상납할 포도 구입비에다
세차비,출장비,휴가비를 정기적으로 받았다. 기씨가 1년여 동안 7명의
공무원과 3명의 감리단원에게 준 뇌물은 모두 1억2000만원이었다.
공무원들과 감리단원들의 뇌물 요구에 견디다 못한 기씨는 지난해 12월
공사를 포기했고,혼자 망할 순 없다는 생각에 임 계장과 이 단장에게 “그
동안 바친 뇌물과 피해액 등 3억5000만원을 돌려주지 않으면 검찰과 경찰
등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뇌물을 준 기씨와 임 계장,김 과장 등 3명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공여 등 혐의로 구속됐고,이 단장 등 8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 한전 공기업 직원의 비리
공기업 직원들도 뇌물에 있어선 공무원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23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된 S인쇄물 제작소 대표 김모(50)씨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1년여 동안 20억원대의 인쇄물 납품권을 받으면서
한전직원에게 1억2000만원의 현금과 함께 각종 향응을 제공해야 했다.
영업처 과장,관리팀 과장,수요개발팀 과장,영업운영팀 과장,수요개발팀
과장,영업부장,고객지원부장,노사업무실 부장,구매팀 직원 등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은 직원만 11명에 이른다.
한전 영업처 이모(42) 과장은 지난해 3월 김씨측에 홍보물 책자 2500부와
영업서식 서류 인쇄물 납품권을 주면서 300만원을 받는 등 26차례
3682만원을 받았다. 영업관리팀 최모(44) 과장은 인쇄물을 납품받을 때마다
현금,오페라 공연 티켓,구두상품권까지 요구했고 손모(48) 영업부장은
4차례 자신의 승용차 수리비를 S사측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김씨측이 작성한 금품수수 내역 현황표를 보면 지난해 3월부터 올
5월초까지 한전 직원들에게 건넨 뇌물 횟수는 모두 122차례나 됐다.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한전 본사 간부 4명을
구속하고,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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