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반가운 소식”  
 
대법원 '원심파기'에 구속자 가족들 ‘모처럼 환한 웃음’ 
  
“한 여름 오랜 가뭄 속에서 한줄기 단비를 맞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정말
간만에 맞아보는 빗방울입니다.” 

지난해 7월 GS칼텍스(옛 LG칼텍스정유) 여수공장의 파업을 주도하고 직권
중재 뒤에도 쟁의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이 구속된 뒤 1년 가까이
고통 속에서 생활을 이어왔던 ‘구속 노동자 가족’들은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들은 22일 오후 10시 광주 조선대 앞에서 GS칼텍스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주점에 참석한 뒤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었다. 

목소리도 평소와 달리 밝았다. 한 구속 노동자의 아내는 현재의 기분을
솔직히 말해달라는 질문에 “굉장히 좋다”면서 연신 웃음을 지으며 즐거운
표정이다. 남편이 구속된 뒤 청력이 나빠진 김정곤 노조위원장의 아내
정미영씨는 주점을 찾은 사람들의 이어지는 축하인사에 “잘 들리지 않아
죄송하다”면서 밝은 웃음을 건넸다. 

김정곤 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의 항소심 선고공판마저 기각됐을
때만 해도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 있었지만,
이제는 대법원이 GS칼텍스 파업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 판결을 내림에 따라
구속자 전원이 가족 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 

지난 1월21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마저 원심대로 징역형이 선고된 뒤
구속자 가족들은 ‘해고자 가족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해복투와 함께
상경투쟁을 전개하며 대법원과 청와대 그리고 중앙노동위원회 앞에서
1인시위를 전개하는 등 투쟁을 전개해 왔지만,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몰라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런 사이 가족들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정신적, 육체적 고통까지
감수해야 했다. 불법파업을 주도한 노동자의 가족이라는 주위의
비아냥거림도 견뎌내야 했다. 

한 구속노동자 가족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이왕이면 무죄판결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것은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주위 사람들이
함께 고생을 해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고, 이번 결정은 그 사람들의
공”이라고 감사했다. 

더욱 반가운 일은 이번 판결에 따라, 구속된 노동자들이 보석으로 석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가족들은 '남편', '아빠'가 석방된다면 함께
복직투쟁을 전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들뜬 표정이다. 

가족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1인시위가 필요하다면 계속 진행할 것이고 해복투와 함께 여수지역 선전전,
회사 공장 앞 선전전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봉석 기자  bstaiji@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