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소리 뉴스입니다.

기사 입력시간 : 2003년10월30일

김주익 대책위, "곽재규 씨는 자살" "노조탄압과 연관" 주장, 유족도 "자살 분명..부검 반대"    정웅재/김경환 기자      <4신:31일 오후 1시10분> 대책위 "자살 추정..노조탄압과 연관", 유족 "자살 분명, 부검 원치않아" 한진중공업 김주익 대책위원회는 31일 전날 숨진채 발견된 故 곽재규씨가 추락사가 아닌 자살의 가능성이 높다고 공식발표했다. 유족도 자살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스스로 몸을 던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악질 한진자본과 노무현 정권 노동탄압에 항거한 한진중공업 김주익 노동해방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31일 오전 10시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투쟁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곽재규씨는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스스로 몸을 던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곽씨는 어제 오전 11시경! 미망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곽재규에게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 형님에게 전화해라"라고 말을 남겼다. 유족은 이를 유언으로 여기고 "고인이 노동조합활동과 관련 자살한 것이 명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고현장은 한진중공업내 4도크이며, 80cm 높이의 난간이 설치돼있다. 대책위는 "20년동안 도크 위에서 도크바닥으로 실족사한 경우는 없었다"라고 밝혀, 사측이 "실족사일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을 부정했다. △유가족 ⓒ민중의소리 또 대책위는 "고인의 죽음의 형태가 어찌되었든 그간의 한진중공업 노조탄압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그동안 한진재벌은 조합원들에게 엄청난 심적, 경제적 고통을 주었다"며 "그 결과가 지금과 같이 두 명의 노동자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원인이다"라고 밝혀, 곽씨의 죽음도 노조탄압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찰은 외상만으로는 사망원인을 ? ?수 없다며 빠르게 부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망인은 부검을 원치 않고 있다. 유족은 "고인이 노조활동을 착실히 못한 괴로움과, 김주익 지회장 사망에 대한 죄책감에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전 11시경, 부산 영도경찰서 수사과장을 포함한 경찰관계자들과 미망인을 포함한 유족, 그리고 대책위 관계자들이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영장을 제시하며,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유족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유족은 부검에 반대하며, 만약 실시하더라도 고인이 숨진 현장에서 조합원 및 대책위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야 한다고 밝혔다. 면담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끝났다. 그러나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조한성 영도경찰서장은 "법대로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며 영장집행에 들어갔다. △경찰관계자들과 미망인을 포함한 유족, 대책위 관? 窩湄湧?면담을 가졌다. ⓒ민중의소리 이에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은 정문을 닫고, 영장집행에 응하지 않았다. 12시경, 결국 경찰은 영장집행을 하지 못하고 철수했고, 영장집행을 방해한 이들을 공무집행방해로 사법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책위 관계자는 "유족의 뜻을 존중해 향후에도 영장집행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아래는 현장조합원들의 증언을 종합한 내용이다. 고 곽재규씨는 75년에 입사해, 탑재부내의 취부(용접전에 쇠붙이를 붙여 배의 틀을 만드는 일)에서 일해왔다. 고인인 김주익지회장과는 절친한 사이로, 노조활동도 열심히 해왔다고 한다. 2000년 9월부터 2001년 10월까지 노조 문화체육부장을 지내고, 그 외에도 대의원, 상임집행위원 등의 활동을 했다. 그러다 2002년 부서 대의원이 "간부활동을 하면 무노동 무임금 등 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니 쉬라"고 권유해 간부활동을 그만두고 쉬게 됐다. 고인은 한진중공업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간 7월부터 파업에 동참해오다, 추석이후로는 참여하지 않아왔다. 윤국승 탑재부 대의원은 "장모가 몸이 많이 ! 안 좋아 병원비라도 벌어야 겠다는 생각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인은 절친했던 김주익 지회장의 죽음 이후, 다시 파업에 동참해 왔다. 주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파업에 다시 동참한 후, 주변 동료들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많이 나타냈고, "우리가 죄인이다. 내가 사수를 못해 지회장이 죽었다"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또, 말도 잘 하던 사람이 지난 월요일(28일)부터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고, 우울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일어날 30일 오전에는 김주익 지회장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크레인에 올라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그 날 오후에는 자신의 사물함을 정리하며 후배에게 옷걸이를 주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이런 여러가지 정황으로 대책위와 유족은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또 현장의 조합원들은 "깝깝하고 참담"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투쟁광장 들머리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파업대오도 느는 등 분위기가 오르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다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라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파업 101일째 늦은 밤까지 ? 燒?못이루고 뒤척이던 한 조합원은 "사?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회사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라며 "원망과 분노가 끓는다"라고 말했다. /부산=정웅재 기자 △사건현장의 경찰 관계자들 ⓒ민중의소리 <3신대체 오후 7시45분> 앞쪽 두개골 함몰...곽씨 며칠전 죽음 결심한 듯 곽재규씨에 대한 경찰의 검안이 끝났다. 검안결과 곽 씨는 앞쪽 두개골이 함몰되고, 오른쪽 무릎에 타박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측은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곽 씨가 실족한 것이 아니라 투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현장에는 노조측과 경찰측이 향후 처리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직까지 곽 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곽 씨가 얼마전 생활관에 있는 자신의 물품을 주변 동료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져 며칠전부터 이미 죽음을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농성중이던 노조? 便湧?농성천막안에 모여 TV뉴스를 경청하며 공식입장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급작스런 상황이 발생한 때문에 매일 저녁 7시에 열리던 규탄집회도 아직 열리고 있지 않다. 부산 민중연대 조차리 씨는 "일부 조합원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한진 조남호가 우리 요구를 들어줄 거냐"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곽 씨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두 딸이 있다. △고 곽재규씨가 사망한 현장. 시신을 이불로 덮어놓았다. ⓒ김주익열사 대책위 서울역 시국농성장 침통 "뭐라 말할 수 없는 심정" 박흥식 전농 사무총장 "정부 대책 무용지물 반증하는 일" 또다시 한진중공업에서 한 명의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울역광장에서 시국농성을 벌이고 있던 이들은 침통해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정부의 대책이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였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성토하기도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박흥식 사무총장은 "노동부 장관, 행자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나와서 계속되는 노동자 죽음에 대한 대책을 내왔다. 하지만 노동자의 죽음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노동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한진 노동자의 투신자살은 사인여부가 정확히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정부의 대책이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였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며 "정부는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흥식 사무총장은 "정부의 농업개방으로 이경해 열사를 비롯하여 농민들의 죽음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부가 진정한 민중들을 위한 정책을 내올 때까지 농민들도 노동자와 연대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 璿慧? 민주노총 중앙 간부들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심정"이라며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한진 노동자 투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려했다. 전국민중연대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투신 관련해선 4시경에 들었다"면서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 계속 사인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아 기자 (7시30분 현재) △곽재규씨가 한진중공업 제4도크 바닥에 떨어져 숨져 있는 현장 ⓒ김주익 열사 부산대책위 <2신추가 오후 5시 40분> 곽재규씨 故 김주익 지회장과 절친..경찰 시신 검안중 한진중공업 농성 현장에 있는 부산 민중연대 조차리씨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5분경 제4도크 밑에 곽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4시경 앰블런스가 현장에 도착해 곽씨의 사망을 확인했다. 곽 씨는 얼마전 크레인에서 목을 매 숨진 故 김주익 지회장? ?형, 아우 사이로 불릴 만큼 절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 씨가 숨진 제4도크는 김주익 지회장이 숨진 크레인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경찰이 10여명의 노조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시신을 검안하고 있으며 이 소식을 전해들은 노동자들은 침통한 분위기다. 제4도크에는 1미터 가량의 철제 난간이 있어서 실수로 추락했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 노조 관계자들의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한진중공업 외주업체 직원 단순추락사 가능성 일축 "맨정신에 추락사 있을 수 없어" △故 김주익 지회장이 숨진 85호 크레인. 왼쪽편 도크가 곽재규씨가 숨진채 발견된 제4도크이다! . ⓒ사진제공=부산민청 한진중공업 외주업체 직원으로 6개월간 현장에서 근무했던 문 모씨는 "도크 주변에 난간이 있고, 내려가는 계단을 제외하고는 주위에 철제형태로 둘러쳐져 있다"면서 "안전사고는 주로 다른 형태로 일어난다"고 단순추락사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했다. 문 씨는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용접하는 도중 반대편에 페인트 칠을 하다 배 내부가 폭발하는 경우, △배 주변에서 작업차량을 운전하다가 밑에서 작업하는 사람이 차량이 깔리는 경우, △철판에 깔리는 경우(배에 들어가는 철판은 두께가 2센티미터가 넘는 게 많다) 등이 있다고 말했다. 문 씨는 "추락사의 경우는 맨정신에는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추락사의 경우 주로 페인트를 칠하는 의장부에서 일어나는데 신나에 취해서 몽롱한 상태가 되어 계단을 잘못 디뎌서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도크 밖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는 크레인과 차량이 충돌하는 경우외에는 거의 없다고 문씨는 덧붙였다. 문 씨는 회사측이 실족가능성을 언급하는 것과 관련, "도크 주변에 허리 높이 정도의 난간이 ? 냐〉?있어서 만약 실족사라면 회사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한진의 경우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사업장이지만 힘든 작업의 경우 외주업체가 대부분이라 안전사고율이 낮다"고 단순 실족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곽재규씨가 숨진 4도크의 경우 높이가 약 30~40미터 가량된다. <1신 오후 4시 50분> 전 노조간부 곽재규씨 투신 숨져 방금전인 30일 4시경 한진중공업에서 또다시 노동자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곽재규(49) 씨는 한진중공업 내 제4도크에서 투신해서 현장에서 바로 숨을 거두었다. 숨진 곽 씨는 작년 한진중공업 노조간부로 활동했고, 현재는 평 조합원으로 활동중이었다. 곽 씨가 투신을 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진현 민주노총 부산본부 교선부장은 이와 관련,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사측 홍보팀장은 "진상조사를 해봐야 한다"면서 "실족사일 수 있다"고 밝혔으나, 현장에 있는 한 노조 관계자는 "현재 모든 조합원들이 파업을 하고 있! 는데 실족사라는게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노조측에서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