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죽은
자나 산자나 미로같이 찾기 어려운 침묵을 교환한 채 우두커니 앉거나 서있다. 침묵 속으로 빠져든다.
등짝을 후려치는 죽비같은 쿨럭거림이 간간히 정적을 깨곤한다. 섣불리 입을 열 수도 없었다. 무섭고
두렵다. 곤두 선 신경 속을 넘나드는 소리없는 외침들... 무감한 침묵을 통째로 머금은 회색먼지가
쌓인 정적에 겹쳐 앉거나 바람에 뒤섞인 채 쓸려 지나간다. 전경들이 교대로 침묵을 둘러 싼다. 그들의
교대 속에도 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팔을 흔들거나 신호봉을 흔드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재빨리
움직인다. 빨갛고 하얀 깃발들이 침묵에 맞서 바람의 말을 전한다. 우리는 각자의 침묵을 안은 채
길바닥에 주저 않았다. 바람을 타고 비상하는 새들이 그 옆을 따라 가로지른다. 비상하는 새들은 결코
우는 법이 없다... 평화를 가장한 정적만이 감당하기 힘든 침묵의 점들과 뒤엉킨 채 꿈틀거린다. 마른
땀끝에 피어오른 소금투성이에 뒤섞인 비명들이 이따금씩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무서운 정적 속을 허우적거린다. 자꾸만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말들이 목안 깊숙한 곳에서
아우성 친다. 숨쉴때마다 기도를 타고 쏟아지는 침묵의 소리들이 바람에 맞아 튕기고 구른다. 싸우고
흩어지는 침묵들... 세상 모든 침묵들이 서로를 못본 채 하며 비껴간다. 모두에게 다 똑같은 것일
텐데 각자의 그 것들은 너무 어긋나 있다...
플래시 제작 chailee (들꽃)/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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