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가압류 문제 정부기관 더 심각[10.29 매일노동뉴스]
발전회사,철도청 등 5개 사업장 약 394억원 규모
민주노총, “정부기관, 공공부문부터 일괄 취하해야
잇따르는 노동자들의 자살, 분신으로 사회쟁점화되고 있는 노조 쟁의행위에
대한 손배가압류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가 정부 산하기관이나 공공부문에서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이 29일 집계에 따르면, 정부나 공공부문이 노조에 제기한
손배가압류 규모는 394억7,000만원으로 현재 총 손배가압류
1,481억7,000만원의 26.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압류는 202억3,000만원으로 전체의 22.7%이며, 손해배상
청구액은 192억4,000만원으로 전체의 32.6%다.
이는 정부나 공공부문이 손배가압류를 제기한 노조가 5개로, 전체
손배가압류가 제기된 노조(46곳)의 10.8%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과도한
규모의 손배가압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철도청 손배가압류 제기 후 증가추세
노조 쟁의행위와 관련해 정부나 공공기관이 손배가압류를 제기한 곳은
한국발전산업노조(129억), 철도노조(150억), 서울지하철노조(97억),
인천지하철노조(2억4천), 장은증권노조(17억) 등이다.(표 참조)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조합원 개인과 보증인에게까지
(손배가압류를) 적용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제도개선을 약속했으나,
철도청은 노조간부 개인의 부동산에 대해서, 인천지하철은 파면자의
퇴직금에 대해서까지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001년 장은증권노조 위원장 가족의 집과 선산까지 가압류를 해
‘신판연좌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공공부문에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손해배상이
청구되고 있어 오히려 일반기업의 손배가압류 청구를 부추길 우려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두산중공업 배달호씨가 분신자살한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던
손배가압류 청구가 지난 8월 정부기관인 철도청의 손배 청구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총이 지난 6월 회원사에 “노동쟁의에 손배가압류를 적극 활용하라”는
대응지침을 내린 것도 손배가압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주)동서발전이 제기한 손배 청구에 대해 서울지법이 “파업기간
손해보다 이익이 더 많다”는 이유를 들어 기각한데서 보듯이,
정부산하기관도 손배 청구를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26일 분신한 비정규직 노동자 이용석씨가 근무해온
근로복지공단의 비정규직 비율은 지난 98년 19.4%에서 4년 만에 26.2%로
증가했으며,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의
60%에 불과해 정부가 오히려 비정규직 채용과 차별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비정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공공부문 비정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으나, 노무현 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지난 9월4일 발표된 노동부의 비정규보호입법안은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아니라, 비정규직 ‘확대’법안”이라며
“노동부는 파견업종을 대폭 확대하려 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항
명문화도 포기했다”고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전면 비판했다.
*“정부대책은 ‘손배가압류 촉진법’될 것”
한편 정부는 현재 손배가압류 개선책으로 △신원보증인 책임제한
△최저임금 가압류 대상 제외 △조합비 일부 가압류 제외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29일 “정부안은 사용자가 거리낌
없이 합법적으로 손배가압류를 제기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손배가압류
촉진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심각한 폭력행위가 없는 한 노동3권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금지하고 합법 파업의 범위를 현실에 맞게 넓히고, 사용주의
부당노동행위를 엄벌하지 않는 한 손배가압류로 인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정부기관과 공공부문
손배가압류 일괄취하 △정부기관 내 비정규직 차별 해소 △구속수배 노동자
석방 등 정부가 바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실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의
태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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