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한전, 인수위 `신중론'에 부담
남동발전 민영화 어떻게 되나 매각 성패는 정책변화 추이에 달려 노조동의
전제로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 국내업계, 인수대금은 자본금 수준 추정
한전민영화의 첫단추인 남동발전 매각입찰을 앞두고 발전노조는 물론
국내외 투자자들도 정책방향의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 정부의 정책방향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철도, 전력, 가스 등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산자부와 한전은 향후 예상되는 정책방향에 대해 노당선자가 현정부의
구조개혁 기조를 유지하고 민영화 원칙은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반면 발전노조는 노당선자측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민영화
재검토와 함께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남동발전 매각입찰 중지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업계 속앓이=정부는 일단 남동발전 매각은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오는 22일 1차입찰을 마감하고 27일 3∼4곳을 추려 2월 중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키로 했다.
그러나 인수위원회측이 신중론을 펴고 있어 부담스런 입장이다. 또
남동발전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더라도 정작 계약단계에 가서는
업체들이 정책추이를 지켜보며 시간을 끌거나 아예 발을 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남동발전만 매각할 경우 나머지 발전자회사들과의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노조의 동의를 전제로 노조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노조가 동의만 한다면 우리사주 지급과
함께 매각계약서 작성 때 반드시 고용보장을 명시하도록 해 고용불안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발전회사 인수에 상당한 인력과 시간을 들인 상태여서
정책이 변할 경우 국내 투자자는 물론 해외투자자들도 한국에 대한 투자를
기피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해외투자 파트너 찾기 분주=SK(주), LG칼텍스정유,
한국종합에너지(이하 한종) 등 국내업체들은 전담팀을 가동하며
인수전에서 패할 경우 문책도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의 경우 젠코 프로젝트팀이란 전담팀을 가동하고 있으며 SK는
e-프로젝트팀을 두고 있다. LG 역시 가스전력사업부내에 전담팀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력시장이 앞으로도 매년 10%씩 성장하고 안정적인 수익성이
보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컨소시엄 구성경쟁도 한창이다. 경영권 분쟁과 투자위험을
피할 수 있는데다 국내 금융권 대출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국내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경영권 다툼이
우려돼 해외투자파트너를 물색중이며 투자의향서를 낸 해외업체 2∼3곳이
콘소시엄 구성을 제안해온 상태로 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종측도 “투자의향서를 내지않은 해외투자자와 접촉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안양·부천 열병합 발전 매각 당시 인수업체에 산업은행이
인수금액의 절반이상을 지원해 특혜시비를 낳은 데다 투자전망도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양·부천열병합 발전소의 경우 생산되는 전력을 모두
한전이 20여년간 사주는 장기공급계약을 맺어 현금흐름이 그대로 드러나
미래수익에 대한 계산이 가능했지만 남동발전의 경우 전력시장을 통한
전기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미래수익에 대한 판단이 복잡해 금융권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비밀에 부쳐지고 있는 인수가능액과 관련,
인수자금으로 자본금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동발전의
자산현황은 2001년 12월말 현재 자산 2조7257억원, 부채 1조3525억원,
자본금 1조3732억원이다.
/ 이철원 기자 lcwfree@laborw.com
입력시각 2003/01/0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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