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발전부분 민영화도 실패로 판명
신자유주의의 광신이 부른 재앙이라는 평가
김종연 기자 terraic@lycos.co.kr
영국 전기생산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회사인 브리티시
에너지(British Energy)사가 파산위기에 몰려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 회사는 민영화된 영국의 전기 생산 가운데 원자력 부분을 인수한
회사로서 현재 영국 전역에서 8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중이다. 이들은
지난 회계년도에 5억 파운드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정부의 긴급 자금이 지원되지 않을경우 파산위기에 몰리게 된다고 이
회사측은 밝혔다.
문제가 되고 있는 브리티시 에너지 이외의 다른 전기 생산 업체들 역시
상당한 규모의 부채와 재정적 적자에 시달리고 잇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발전 회사들이 위기에 직면한 이유는 생산 부분과 판매 부분이 분할
민영화된 상황에서 지난 5년간 시장에서의 경쟁으로 인해 전기의 판매
가격은 40% 이상 하락한 반면 전기 생산회사의 안전 및 유지 비용은
누증된 결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국 전체의 전기 요금을 상당히 올리는
방법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전기 판매 회사들이 문제가 된다. 또한 전기 요금이 대폭 인상될 경우
영국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 상황에 대해서 언론은 영국 정부가 실시한 민영화 정책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인 철도와 발전 부분의 민영화가 완전히 실패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철도 민영화의 경우, 민영화 이후 철로의 유지 관리 부분에 대한 투자의
부족으로 해마다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또, 철도 관리 회사인
레일트렉(Railtrack)은 지난해 파산해 정부가 사실상 재국유화를 실시한
상황이다.
이 역시 철도 차량 운영 회사와 철로 관리가 분리됨으로써 차량의
운행으로 생긴 이익이 철로의 현대화와 관리에 쓰이지 않고 민간 회사의
경영이익으로 돌려지는 대신, 철도 관리 회사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끝에 파산하는 사태가 생긴 것이었다.
파산한 상황이지만, 해당 회사의 주주들이 정부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휴지가 된 자신들의 주식을 국민의 세금으로 보상받아 영국 국민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전기 부분 역시 판매 회사들간의 지나친 경쟁과 이윤 추구의 결과 발생한
손실이 발전 회사에 전가되면서 누적적 적자가 발생하여 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국가의 기반 인프라 시설의 경우 정부의
지원과 감시가 필수적이라면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휩싸인
대처리즘의 광신도들이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발전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이 회사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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