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통제권 확보가 중요…전사회적 문제로 확대해야

■국가·자본의 정보화와 노동의 대응전략 토론회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른 노동현장에서의 감시와 통제에 맞서기
위해서는 기술도입 이전 단계부터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또 전자감시에 따른 사생활 침해가 이미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노동자들은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7월8일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국가·자본의 정보화와
노동의 대응전략 워크숍'에서 제기됐다.
이날 워크숍은 정보화에 따른 노동자 감시·통제에 맞선 대응을 위한
정보전문가들의 첫 모임으로, 노동운동진영의 대응전략 마련을 위해
열렸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정책국장은 '정보화로 인한 감시와 통제'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노동감시는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노동과
자본 중 누가 기술을 통제하느냐의 문제인 만큼, 무엇보다 기술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기술도입 이전부터 적극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국장은 이어 "첨단기술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노동감시가 극대화  되고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노동현장에서의 1차적
대응을 넘어 사회 전체적인 대응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 국장은 △자기정보통제권의 확보 △OECD가 발표한 '프라이버시 보호와
개인정보의 국제유통에 관한 가이드라인' 수준의 정보통제 실현
△정보사용에 대한 노동자 개입 확대 등을 대응전략으로 제시했다. OECD는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원칙으로 △수집제한 △목적명확성
△사용제한 △보안확보 △개인참가 등 8개항을 정했다.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이황현아 연구원은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를
중심으로 한 정보화 관련 노동자 투쟁 사례를 통해 "노동자
감시통제체제이자 인권침해 정보기술인 ERP도입으로 현대모비스와
기아에서는 비정규 사원이 증가됐으며, 병원은 공공성을 포기한 채
시장원리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사측의 ERP도입에 대한 노조의 대책으로 △ERP도입에 대한
노조의 동의 △ERP에 대한 노동자 권리 인정 등을 제안했다.
민주노총 최세진 정보통신부장은 "정보화산업이 노동자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은 30년 전부터지만 국내 노동진영이 피해를 알게된
것은 90년대에 이르러서였다"면서 "여전히 이에 대한 구체적 대응지침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이밖에도 한신대 강남훈 교수가 '신자유주의와 정보화,
자본의 전략'을 발제를 통해 신자유주의와 정보혁명의 결합을 고찰했으며,
안양과학대 강석재 교수는 정보기술도입과 관련된 작업장 감시에 대한 이전
논의들을 검토하고 조선산업과 의료기관에서의 정보기술 도입사례를 통한
노동자의 구체적  피해를 제시했다.

워크숍 참석자들은 토론을 통해 이후 정보화 투쟁에 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논의와 연구를 지속키로 했다.

박수경 work0818@nodo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