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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남동매각 저지투쟁을 조직하자
14개사
투자의향서 제출
당초
SK, 포스코, 미쓰비시 등 10개로 알려졌던 남동발전 투자의향서 제출업체가
호주의 BHP, 일본의 규슈전력 등이 가세하면서 국내기업 6개사, 해외기업
8개사 등 총 14개 업체로 늘어났다. 이에 맞추어 한전측은 2003년 1월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혀 남동발전의 매각작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음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남동매각을 포함한 발전소매각방침을
반대해 온 노동조합의 의견에는 아랑곳없이 남동을 필두로 한 발전소매각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선 등의 정치일정들로 인해 공공부문의
민영화 계획이 올해안으로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언론들의
관측에도 불구하고 장승우(張丞玗)
기획예산처 장관은 11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가진 특강에서“민영화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며“한전에서 분할된 남동발전과 가스공사의
2개 자회사, 지역난방공사를 연내에 민영화하겠다”고 밝이는 등 정부는
매각을 막무가내로 밀어부치고 있다.
무차별적
매각 속에서 노동자들의 현실
기업이
매각 혹은 합병될 때는 어떠한 경우라도 노동자들의 고용조건이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법으로 정해진
조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루어진 수많은 기업매각·합병
속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무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가장 대표적이고 노골적인 경우가 정리해고의 합법화를 악용한 무차별해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는 2000년
대우자동차
폭력진압속의 그 노동자들이 바로 매각을 빌미로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이었으며,
부도가 난 거평그룹으로부터 영풍그룹에 인도된 시그네틱스 조합원들은
회사로부터 정리해고 수순밟기나 마찬가지인 안산공장으로의 전보발령을
받고 투쟁을 시작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시그네틱스
조합원들은 반드시 자신들의 자리가 되어야만 하는 파주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500일 가까이 힘차게 싸우고 있다.
매각과정에서의
노동권침해는 직접적인 정리해고만이 아니다. 고용승계라 함은 단순히
해고하지 않는다는 것만이 아니라 이전의 단체협약, 경력 등 모든 것을
원상태로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사들은
자신이 사들인 회사의 노동자들의 고용조건을 교묘하게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8월 미도파백화점을 인수한 롯데백화점은 미도파노동자들에게 직급을
한단계씩 낮출 것과 정규직의 TO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것을 받아들이라는
요구를 했다. 이렇게 될 경우 이 노동자들은 자기 경력의 60%정도밖에
인정받지 못하게 되며 향후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러한 고용조건의 악화들이 인수·합병에 따른 체질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남동발전의
매각은 어떠한 미래를 가져올 것인가?
남동발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경우들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오히려 매각에 반대하는 조합과는 매각과 관련된 일체의
대화도 하지 않으면서 한편으로는 무리하게 매각일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 지금의 회사와 정부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어떻게 남동조합원들의
생존권을 회사와 정부에만 맡기라는 말인가? 또한 남동발전의 매각은
남동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동이 회사와 정부의 입맛에 맞게
매각된다면 그것은 정부에 의해 공기업 매각의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며, 이후의 민영화과정에서 각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
38일간의 파업투쟁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전은 전혀 노동조합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각 현장에서의 탄압을 강화하고 노동강도를
높이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우리 조합원들은 남동매각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공동의 대응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회사와 정부에 의해서 멋대로 매각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다. 각 지부에서 현장통제에 맞서는 싸움들을
벌여나가고 그 속에서 남동매각저지에 대한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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