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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86
글쓴날 : 2003-03-31
글쓴이 : 발전노조 조회 :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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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동발전 경영권 매각 중단




발전매각저지투쟁의 승전보가 날아들었다.!!
남동발전 경영권 매각 중단!!
(발전매각저지투쟁속보 8호)

“당분간 발전회사 민영화 여건조성에 주력”
- 어려운 국내외 여건으로 남동발전 매각절차 중단-
.............. (산자부 보도자료 중에서)

3월 28일 언론을 통해 연신 속보로 뜨면서 그 진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남동실사에 참여했던 SK, 포스코가 잇달아 입찰불참이 확인되었고, 입찰마감을 당초 3월25일에서 4월 1일로 미루면서까지 입찰업체들을 배려한 산자부는 급기야 “남동발전 경영권 매각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단결, 그리고 흔들림 없는 투쟁으로 빚은 빛나는 승리!!


산자부는 악랄한 현장탄압이 자행되던 작년 7월, 남동발전을 우선매각대상사로 기습선정하고 매각절차를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발전노동자들의 현장복귀 이후에도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계속하던 파업지도부 전원이 구속된 지 채 며칠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발전노조의 분열을 획책하고 발전소 매각의 인정을 강요하면서 쉴새없이 남동매각을 강행한 산자부는 ‘남동발전(주) 민영화 세부추진계획’(2002. 9. 13)을 확정했고, 국내재벌은 물론 해외자본까지 끌어들여 무려 14개 업체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기까지 했다. 결국 4개 업체만이 참여한 초라한 결과를 낳게 되지만 산자부는 발전소 실사를 비롯한 일정을 강행했다. 17일 동안 공권력을 앞세워 강행된 입찰사들의 실사에 맞선 저지투쟁은 ‘남동발전 경영권 매각 중단’이라는 승리를 낳았고, 단결!과 투쟁!을 통해 쟁취한 또 하나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남동본부 전 집행간부, 발전매각저지 선봉대, 발전해복투 그리고 불원천리 투쟁현장으로 달려온 조합간부와 연대동지들의 헌신적인 선도투쟁 또한 귀감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남동발전 경영권 매각 중단’을 일궈낸 승리의 중심에는 불같이 살아난 남동본부 조합원동지들이 있었다. 파업투쟁 이후 발전소현장에 확산되어 가던 패배주의와 산자부가 유도한 협조주의적 행태에 철퇴를 가하고 투쟁을 이끌 조직력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조합원동지들의 승리다.”라며 입을 연 신종승 남동본부장은 “투쟁의 결과는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싸움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짧게 말하면서도 이후의 ‘구조조정 분쇄투쟁’ 또한 이러한 신념의 연장선에 있음도 빼놓지 않았다.

새로운 형태로 전개될 투쟁,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산자부와 한전의 침통한 입찰중단 발표는 완전한 발전매각정책 철회를 선언한 것이 아님에 주목해야 한다. ‘어려운 국내외 여건으로 인해 …, 시장여건이 성숙되는 대로 남동발전부터 재추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한 소수지분(10~20%)을 증시상장 하겠다며 여전히 맹목적인 매각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이것은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관한법률’이 유효한 근거로 2009년까지 엄연히 버티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향후 전개될 다양한 매각 방식에 대한 철저한 대비는 물론 전력산업에 대한 매각일변도의 정책을 대체할 수 있는 전환적인 정책대안을 구체화 시켜야 한다. 또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맞섰던 발전노조의 전면적인 투쟁을 통해 더욱 절실한 현실적 과제로 부각된 국가기간산업 전반의 공공성 확대강화를 위한 동맹투쟁으로 총결집 해야한다. 이것은 사유화의 문제를 단위노조의 현안만으로 분리시키고, 축소하려는 총자본의 기도가 분명한 이상 미봉적인 대안으로 맞설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남동매각 저지투쟁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겹고 어려운 투쟁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코 생존권을 내어줄 수 없다는 결사항전의 정신력은 ‘투쟁의 구심’으로 거듭나는 전형을 창출하였으며, 발전소 현장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동서, 남부, 중부, 서부, 남동이 발전노조의 깃발을 힘차게 휘날리며 단결할 때만이 발전매각저지투쟁 승리!는 결코 먼 미래가 아닌 현실에서 쟁취할 수 있다.!!


한결같이 걸어온 고난의 길, 그러나 꺾인 것은 그들이었다.

2000년 12월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관한법률 통과, 2001년 4월 2일 발전회사 분사를 기점으로 우리의 끈질긴 발전매각저지투쟁은 시작되었다. 같은 해 7월 24일 '5개 발전사 단일노조', '민주노조 건설'의 기치아래 출발한 발전노조는 그 자체로 정부와 회사의 발전매각방침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우리가 단협도 없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에도 산자부는 우선매각대상사를 선정하려는 등 발전소매각을 막무가내로 추진했다. '발전소매각저지', '단협쟁취'를 위한 38일간의 파업투쟁은 결국 발전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적극적인 결단이었다.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파업투쟁이었지만 정부의 발전소매각방침을 완전히 철회시키지 못한 채 우리는 발전소로 돌아왔다.

발전소로 돌아온 우리를 기다린 것은 해고, 징계, 가압류, 서약서 등 지독한 현장탄압이었다. 구속과 수배로 지도부의 발을 묶고, 현장에서는 온갖 악랄한 탄압으로 동지들을 위축시켰다. 그러는사이 남동이 우선매각대상으로 선정되었고, 몇몇 업체들이 자의반 타의반 입찰에 참여했다. 입찰을 위한 현장실사가 시작되고 매각이 가시화되는가 싶었지만 발전노동자들은 온몸으로 현장실사를 막아섰다.

발전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여론의 반대와 매각방침 자체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산자부는 매각을 강행하려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입찰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매각방침은 침몰하고 말았다. 기쁨에 앞서 이가 갈리는 동지들이 더 많을 것이다. '겨우 이럴려고 그토록 우리를 괴롭혔는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겪은 고통이 없었다면 남동발전 매각중단이라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과연 우리에게 남은 게 무엇인가 공허감도 찾아왔었다. 실사단을 막아서고 전투경찰에게 들려나가면서도 이걸로 매각을 막을 수 있을까 의심하기도했다. 어쩌면 우리가 지나온 길은 참으로 고집스러운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해야할 일들을 했고,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하지 않은 것뿐이다. 파업 이후 정부의 매각절차는 한달, 두달 미뤄지면서 점점 실효성을 잃어갔고, 억지로 시작한 현장실사 마저도 조합원들의 투쟁으로 인해 오히려 입찰업체들의 거부감만 키우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때로는 회사와 정부가 제시하는 길이 편안해 보이고, 타협이 가능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결과는 분명히 말해준다. 발전노조가 걸어온 길이 가장 곧은 길이었기에 가장 빠른 길이었음을.

남동매각의 중단은 분명한 승리이자 우리 투쟁의 성과다. 그러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산자부는 허겁지겁 대안을 제출하면서 민영화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천명했고, 무엇보다도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의 큰 흐름은 이미 곳곳에서 우리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각 회사가 경쟁적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서로서로 눈치를 보며 실행을 준비하고 있다. ERP는 어디서 먼저 도입하고, 교대근무변경은 어느 사업소에서 먼저...등등 직접적으로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시도들이 벌써부터 진행중이다. 한편으로는 이미 신뢰를 잃은 산자부의 민영화방침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투쟁을 계속 진행해야하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현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상황은 변화했지만 그럴수록 우리의 원칙은 조금도 바뀌지 않는다. 발전소 매각저지, 해고자 원직복직, 구조조정 분쇄,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힘찬 투쟁을 계속해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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